나는 폰 노이만이 아니야.
포토그래픽 메모리도 없고,
계산이 특출나게 빠른 것도 아니야.
머리는 나름 좋은 거 같은데,
어디가서 일등 할 정도까진 아닌 거 같아.
공부하다가 현타가 왔어
나는 왜 바로바로 암기가 안될까?
나는 왜 바로 이해가 안될까?
재능을 가지고 태어나
자기가 하는 일을 좋아하고
열정적으로 하는 사람들이
되게 뭐랄까 부러웠어.
나는 이제 30살 쳐먹고
고등학교 공부를 하고 있는데,
이게 내 길이 맞나 싶기도 하고,
별 생각이 다 들더라.
나는 질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,
이게 질투인가봐
왜 이렇게 분하고 부럽냐
그러다가
이런 생각이
어떤 답과
위계가 있다는
내 강박이 만들어 낸
결과라고 느껴졌어
한 발짝 뒤로 물러나서 보니
그건 아무것도 아니더라
나는 이제 나에게 집중해
내가 할 일은 감사하며
내게 주어진 시간을
음미하는 거지
지금 이 순간에도
열렬하게 자연을 마주하고
사랑을 실천하는 위대한 사람들이
주변을 아름답게 비추고 있다는 걸 알아
내 욕심은 조금이라도 사랑을 실천하며
내 주위를 약간은 더 따뜻하게 만들고 싶을 뿐이야
거기엔 누구보다 잘하는 건 중요하지 않아
내가 공부하는 이유는
진짜를 보고 싶어서야
자연은 늘 우리에게 알려주지만
스스로 귀를 막은 사람은 아무 것도 들을 수 없거든
이게 맞는지 난 하나도 몰라
그저 본능을 따라가는 거야.